2005. 11. 20. 09:28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수의 신비'라는 작품을 읽었다
현재의 나는 14정도의 수까지 셀줄 알고 있었다
물론, 보통 말하는 '하나,둘..' 센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통의 사람들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내겐 14까지의 숫자에 대한 의미가(나만의 의미) 있다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구속 받고 있었다 숫자와 숫자의 의미에 대해서..
지나치는 숫자를 볼 때 마다 나는 미래를 점치고, 과거를 평가한다.
습관된 나의 버릇은 나를 구속하였다..
이렇게 글을 쓸 때에도 글자 수의 조화를 위하여 신경을 썼고,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매우 적당한 단어가 있다 하더라도, 글자 수의 조화를 위해 다른 단어로 대체하였다
또한, 지하철 승강장의 번호를 맞추기 위해서 걸어야 했다
그리고 시계의 숫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경우의 나에겐 기다림이 필요하였다 무의미한...
그 작품은 나에게 커다란 충격이 되었다
주인공이 수와 숫자의 의미를 깨달은 순간.
나도 그 순간의 주인공과도 같이 나는 큰 패닉에 빠져버렸다
한번에 감당하기에 너무나 많고 너무나 빨리 전해진 지식과도 같았다
물론,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믿고 싶지 않았던 것이지
알고 있었지만,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말았지..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하였다..
우물속에서 평생을 살다 나온 개구리처럼,
까만벽과 작고 동그란 파란 하늘뿐이였던 곳에서 나왔다.
모든 것들을 알고 있다고 자만했던 자신의 세계가 깨져버렸다..
그동안 믿어왔던 '작고 동그란' 신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의지할 곳을 잃게 되었지만, 나는 진실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진실과 맞서 싸울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기쁨을 느낀다..
나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인다...
"오늘로써 또 하나의 신이 죽었다..".. 라고.